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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prologue

by mooksu 2013. 2. 26.

m_story 우리가 여기에 있다


이 블로그는 내가 세상과 다른 채널로 소통하고 싶은 이유가 계기가 되어 태어나게 되었다. 아울러 나를 돌아보고 싶어서 이기도 하다. 얼굴을 맞대고 깊은 이야기 나누는 걸 겸연쩍어하는 우리네들... 나 또한 비슷하다.  그 답답함을  스스로 이 곳에서 해결하고 싶다. 

 

'바로 지금,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내가 이 땅, 이 곳을  살아가면서  세상을 대하는 나의 태도의 출발점이다.  건축을 시작한 이후로, 예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건축학도가 이 땅의 건축을 답사하는 이유 중 소중한 이유를 꼽으라면, 두말없이 이 땅의 정서와 향기를 건축으로 느끼고 싶어서라고 하고 싶다. 한국의 근대사의 흐름 속에서 건축 또한 일본과 서양의 건축문화를 받아들이기 바빴고,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도시와 건축이 자리잡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문화의 정체성, 건축의 정체성은 언제나 건축인들에게 해결해야될 숙제처럼 인식되어 왔다. 70~80년대의 전통에 대한 논의와 논쟁도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 이미 지금의 2010년대의 대한민국은 세계화의 물결 속에 같이 가고 있다. 이제 세계는 이 곳과 다른 곳이 아닌, 이 곳과 관계하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세계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들 삶의 일상은 매우 공간적이고 한정적이고 주관적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네 삶, 일상의 보편성과 구체적으로 살아가는 내 삶의 일상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대한민국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객관화하여 설명할 수 있지만, 시간과 공간에 얽혀져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은 보편화될 수도 없고, 객관화될 수도 없다.  


.... 대한민국의 옛 건축은 이제까지 보편성의 잣대로 체계화되고 연구되어왔다. 그래서 많은 성과가 이루어졌고 이루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 보편성의 잣대로 이 땅의 건축을 이해하고, 다시 창작의 모티브로 접근할 때는 이 땅의 향기와 정서의 맛이 사라진 형식과 관념적 태도에 의한 결과물로 탈바꿈된다는 것을, 이제 경험으로 알게되었다.   그래서, 난 보편적인 접근보다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개인의 경험의 바탕이 유일한 대안이자, 시간이 걸리지만 보다 솔직한 방법이라는 생각을 늘 해왔다.  이 땅의 건축의 다양성은 실로 놀랍다고 할 만하다. 사실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이 땅에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명소, 멋진 건축물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멋진 건축물이 우리의 옛 문화, 정신을 담고는 있어도, 대표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공력을 기울인 건물, 그래서 좋은 옛 건축물이더라도, 그에 대한 해석으로 이 땅의 다양성을 압축하여 대변할 수는 없다.(학문적인 가치는 매우 높다고는 생각한다.)  이제 차이는 차이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럴 때 차이들은 다양성으로, 차이의 잠재성은 문화의 풍부함으로 드러나진다고 생각한다.   이 땅에는 우리가 아는 이상으로 예기치 않았던  더 많은 좋은 장소와 향기가 곳곳에 숨쉬고 있다.  이 땅의 곳곳을 다녀보다보면, 이 땅에 살았던, 살고 있는 사람들의 체취와 태도가 물씬 배어있는 곳곳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이 블로그는 그러한 내 경험을 바탕으로, 내 주관적인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건축으로 이야기하려는 곳이다. 


 이 이야기는 20여년간, 그리고 앞으로, 이 땅의 곳곳에서 내가 느낀 향기와 멋에 대한 기록이 될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옛 사진은 옛 모습과 현재의 모습의 변천에 대한 기록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지금, 이 곳이 어떻게 변해왔는 지를 나의 경험 속에서 스스로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about me ...


 

 명 재 범 (Myung, Jae Bum) 

. 필명) mooksu / 직업) 건축가 / E-mail) mooks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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