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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여기에있다!/사라진 장소6

부여읍 석탑로 27 길 (정림사지 맞은 편) 2003 부여읍 석탑로 27 길 (정림사지 맞은 편) 2003 파란 가늘 하늘, 검붉은 양철지붕, 색바랜 세월의 흔적을 담은 하얀 양철벽, 그리고 몽땅연필 플라타너스.. 동화책에서 보던 집 같아서, 얼릉 한 컷. 마침 회사 가족동반 고건축답사 여정 중이라 같이 갔던 옛 동료, 내 큰아들, 작은 아들도 사진 속의 풍경에 찰칵 담기었네. 이 땅의 곳곳을 답사라는 핑계로 다니면서 내가 느꼈던 것이 무엇일까를 공곰히 생각해보면, 민가에 담긴 따스함, 소박함에 시선이 먼저 꽂힌 듯 하네. 멋지다고 하는 건물보다 뒤에 물러서서 있는 듯 없는 듯, 삶 그자체를 담아가고 있는 것들에 시선이 먼저 간 듯 하네. 살면서 이제 서서히 깨닫는 건, 건축물을 오브제적 대상이자 작품으로 이해하는 것이 꼭 틀리지만은 아닌 생각이지만, 실제.. 2013. 9. 12.
서산 상왕산 개심사 방지 : 1996년과 2013년 모습 서산 상왕사 개심사 방지의 옛모습과 오늘날의 모습 1996년의 방지.. 그 당시 이 곳을 가면, 누구나 아무 말이 없었다. 그냥 그 주변을 서성이던가 아니면 앉을만한 곳을 찾아 멍하니 있곤 하였다. 2003년의 방지... 이 때까지만 하여도, 1990년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2013년의 개심사 방지...개심사를 들어가는 지방도로 초입서부터 불안했다...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나오고 있었다. 예전의 개심사는 관광버스가 쉬이 들어가는 곳이 아니었다. 아뿔사~! 방지도 있고, 서나무도 있고, 배롱나무도 있고, 나무다리도 있긴 하였다. 그렇게 보면 변한게 없었다. 하지만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빛과 바람에 흔들리며 고요함의 정적이 사라졌고, 인공적이되 자연스러운 터의 섬세한 맛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 2013. 8. 19.
용두동 성북천변 마주보기..2003 용두동 성북천변 마주보기...2003 의도했던 건 아닌데, 예전에 찍었던 장소나 건물이 심심찮게 사라졌다는 걸 발견한다. 어떤면에서 곧 사라져갈 장소나 건물에 시선이 꽂혔을까... 생각해 본다. 분명 '넌 곧 사라질 건축물이야, 그러니 내가 니 영정사진을 찍어줄께~!' 하고 사진을 담은 적은 없다. 그냥 시선이 그리로 향했고, 마음이 다가가 시선이 멈추었고, 그래서 손이 자연스레 카메라로 가고, 그 카메라는 그 시선이 머무는 곳을 담은 것 뿐이다. 왜 였을까? 왜 난 그런 장소에 시선이 머물렀을까~? 다시 생각해본다. 마음이 편한 곳에 시선이 머물렀던 것 같다. 꾸미지 않고 소박한 멋의 향기가 자연스레 묻어있는 곳에 마음을 뺏겼던 거 같다. 세월과 함께 삶의 일상이 그냥 드러나는 곳에 몸이 끌려갔던 거 .. 2012. 9. 20.
문래동 옛 대한통운 물류창고(2004) 문래동 옛 대한통운 물류창고 (2004) '옛날의 영등포가 아니예요', '통째로 바뀌는 영등포', '서울 공장지대 천지개벽', '칙칙한 공장터가 알짜 주거지로', '공장터가 고급주거지로 깜짝 변신'... 2007년 부동산 뉴스를 달구었던 헤드라인이다. 개발 기대감에 인근 아파트값이 시장 침제기에도 불구하고 강세며, 투자가치가 매우 높다는 정보들이 넘실댄다. "세계 여러 곳에서는 문화적인 역사건물들을 보호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과거세대의 성취들을 이해할 수 있도로 일조한다. 이는 오늘날 세상이 여행과 관광을 홍보하는 것과 더불어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돕고, 더 중요한 점은, 이로 인해 우리의 과거 기념물들이 미래세대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어줄 것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 Kenneth I. Chairm.. 2012. 9. 19.
용두동 무학로45길...1996 용두동 회화나무 5그루의 추억 용두동 무학로 45길은 조그만한 개천을 복개하여 생긴 길이다. 동네에 들어선 집들의 규모에 비하여 너무 폭이 넓은 길이어서, 예전에 그 동네 사시는 분께 물어보았더니, 개천을 복개해서 넓어졌단다. 폭이 얼추 12~15m의 길... 이 길이 안암로 6가길과 만나 갈라지는 끝 언저리에 예전에 회화나무 5그루가 있었다.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길 끝에 서 있는 나무군락이 자태를 뽑내는 모습이 넘 멋졌고, 여름날 그 아래에서 한담을 나누는 동네 어른들의 모습도 너무 보기 좋았다. '야~!, 아직 대도시 서울에도 이런 곳이 남아 있구나 ~!' 그 당시 건축설계에 뿅하고 꽂힌 내겐 이 발견이, 도시 속의 보물을 만났듯 한 경이로움 자체였다. 이러한 흥분은 그곳을 사진으로 담는 것으로 끝.. 2012. 9. 6.
예산 덕산면 육괴정(六槐亭) 1993 예산 덕산면 수덕고개 육괴정(六槐亭)의 어제와 오늘 예산군 덕산면 둔리와 홍성군 갈산면 사천리간 40번국도의 고개마루. 마을사람들은 수덕고개라고 부른다. '육괴정'이란 조선 중종 14년(1519)에 기묘사화로 인해 낙향한 '남당 엄용순'이 건립했다는 정자라고 한다. '육괴정'이란 이름은 당대의 명현인 모재 김안국을 비롯 규정 강은, 계산 오경, 퇴유 임내신, 두문 성담령, 남당 엄용순 등 6명의 선비가 모여 사회와 학문을 강론하며 우의를 기리는 뜻에서 정자 아래에 못을 파서 연을 심고 각자 한그루씩 6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옛날 내포지역에서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보러갈 때 이곳을 거쳐야만 했는데 바로 이곳에 주막이 있었고, 사람들은 주막에서 쉬어가고 했다고 한다. 지금의 식당과.. 2012.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