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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여기에있다!/한국의 민가

월출산 무위사 요사채...1995

by mooksu 2012. 9. 6.

별 생각없이 어떤 곳에 들려서 가만히 그 곳에 기울이다보면, 웬지 이곳은 참 편한하다는 느낌을 주는 곳들이 있다.   해남 대흥사 무위사는 그런 곳 중의 하나이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무위사에 대한 편안한 느낌의 장소란 생각을 공감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았다.   해남의 대표적 명산인 월출산은 전체적으로 편안한 산의 느낌을 가진 산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출산 한 끝자락에 기대어 서 있는 무위사에 대해서 편안한 느낌을 받는 이유는 무얼까라는 생각을 곰곰히 해본적이 있다.  나름대로 추측한 이유는 바로 아래에 보이는 요사채에 기인하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무위사 터가 아주 완만한 넓지막한 터에 자리잡아서도 그런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주목한 건, 요사채이다. 허름하고 소박한 민가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 요사채 앞쪽은 큰 팽나무?) 몇그루가 있고, 요사채는 그 팽나무들의 한켠에 기대어 자리잡은 꼴이다. 마치 예전 알프스소녀 하이디가 살던 집, 전나무 옆에 기대어 있는 집 처럼 말이다.  저녁무렵이 되면, 석양이 이 팽나무 사이로 요사채 벽과 열린 문사이로 깊숙이 들어온다.  곧 사그러들기 전의 빛의 노란 느낌은  요사채 하얀벽을 강렬히 빛내주기 보다는 그냥 편안히 밝은 모습으로 웃게 해준다. 그리고 그와 함께 어우러진 팽나무 잎들의 바람과의 흔들리는 춤, 길게 늘어선 팽나무의 그림자,,,  이런 여러 느낌이 하나가 되어,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집앞 발코니 의자에서 편히 앉아 석양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돌아보며 편히 쉬는 아저씨의 모습이 연상되어져서, 일상의 소박함과 삶의 편안함이 겹쳐져 느껴지었던 듯 싶다.  

"요사채야, 팽나무야, 잘 있니?" 너희들이 보고 싶구나~! ^^  잘 있는 거지? 아직 나를 기억하지? 내가 너의 벽, 너의 든든한 줄기를 쓰다듬어 주었잖아? 기다려~? 다시 함 너희들 보러 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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